디자인에서 도구가 가지는 의미란 건축


디자인툴은 내 머리속의 형상이나 이미지등을 세상으로 꺼내주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나와 남들이 볼수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장 보편적인 툴은 스케치라고 볼 수 있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수준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뭐든 그릴수는 있으므로.


일단 그림을 어느수준 이상으로 잘그릴수 있으면 그사람은 '미적감각'이 있다고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사람의 뛰어난 디자인 감각을 보증하는것은 아니다.

손으로 그림을 못그리지만 컴퓨터등을 이용해 굉장한 디자인 센스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툴을 잘 다룬다는것은 디자인 필드에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어드벤티지다. 

스케치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기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대로 프리젠트 할수 있는 능력은 좋은 디자이너에게 

필수나 다름없고, 본인의 디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사람의 디자인을 충실히 구현할수 있는 능력만으로도 

입에 풀칠은 할 수 있다.


예전에 홍콩에서 다닌 회사에 어린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지사장을 하는(백인이라는 이유로) 캐나다사람이 있었는데

사장이 너 스케치는 잘 하냐고 뜬금없이 물어봤을때 그사람이 한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영어로 대략 

'어 음... 그게말이죠 예전부터 내 머리속에 있는거랑 내 손이 연결이 잘 안되는게 있긴 했어요' 뭐 이런 말이었는데

듣고는 속으로 참 감탄했더랬다.

'나 그림은 X도 못그려요'를 진짜 그럴듯하게 둘러대는구나.. 역시 입만 살아있는 백인화법...!

물론 사회생활에 잔뼈가 굵다못해 몸에 통뼈 하나밖에 없는 사장은 'So you can't draw'라고 바로 받아쳤다.

그래도 그사람이 한 말에 디자인 툴에 대한 정의가 담겨있다는것은 인정해야한다. 어떻게 보면 '저 그림은 잘 못그리지만 디자인은

자신 있습니다' 라는 의미였을지도.


그림이 안된다면 컴퓨터나 하다못해 찰흙;;; 이라도 이용해 자기의 디자인을 구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것이 중요하다.

나도 어렸을때부터 그림을 곧잘 그리긴 했지만 3차원적인 그림그리기는 아무래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머리속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3차원적인 이미지들을 펜으로 그리려다 보면 뜻대로 되지않아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3D 프로그램을 이용해 디자인 하는것이 나에겐 옳은 방법이고 그 프로그램을 내 뜻대로 다룰줄 아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현해 내고싶은 모습이 있는데 프로그램이 서툴러 못한다면 진정한 디자이너라고 할 수 없다.

그런의미에서 나의 모토중에 하나가 'Designers are limited by competencies of the tools they use' 이다. 









덧글

  • JUICEHOME 2020/05/07 18:33 # 답글

    '입만 살아있는 백인화법'에 극히 동감합니다.
  • 로꼬 2020/05/07 18:36 #

    ㅎㅎ 왠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동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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