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인...? 생각


한 5-6년전쯤 쿠알라룸푸르에 출장을 갔다가 공항가는 열차 안에서 잠깐 조는 사이 지갑을 도둑맞은 일이 있다.
공항에 도착했을땐 비행기 출발시간이 임박했기에 급하게 공항경찰서에 가서 리포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경찰(이라기보단 양아치에 가까운)들이 보여준 행태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 바꿔놓았다.
겉보기엔 트윈타워도 있고 나름 잘사는듯한 나라라도 막상 이런 공공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야할 일이 생기니 비로소 그 실체가 보였다고나 해야할듯. 
로밍이 안되 미쳐 은행에 연락하지 못한 상태에서 홍콩으로 날아가는 몇시간동안 도둑들은 내 신용카드로 한화 1500만원에 달하는 쇼핑을 신나게 즐겼더랬다. 생각해보면 딱 나같은 사람을 노린 상습범들인것이 카드를 흠치자마자 명품샵에서 마구 긁어댔는데 공항이야말로 최고의 명품쇼핑점 아닌가.

인도는 예전에 여자친구랑 지인 결혼식 참석겸 관광으로 갔었는데 호텔에서 결혼식을 진행하는 와중에 누군가 내 카메라를 귀신같이 훔쳐갔다. 카메라도 아끼던것 이었지만 그동안 거기서 찍은 사진들이 더 아까웠다.
경찰 리포트만 하고 홍콩으로 돌아갔는데 더 웃긴건 아무 기대도 안했건만 카메라 도둑을 잡았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것이다.
도둑은 잡고보니 학교 선생님이었는데 경찰이 내것 말고도 다른 수많은 카메라를 그놈집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뜻밖의 소식에 기뻐하며 카메라를 돌려받기 위해선 영수증을 경찰서에 제출해야 한다기에 그대로 보내줬는데...
뭐 거기까지였다. 압수한 물건은 그냥 자기네들이 쓰는게 그쪽 경찰들의 상식이라고 하니 뭐.. 
거기다 난 친절하게 영수증도 보내줬다 하하.. (메모리 카드만이라도 보내주지 ㅜㅜ)

홍콩에 있을때 인터넷으로 중고시계를 하나 팔려고 포스팅을 한적이 있는데 다음날 어떤 남자가 Whatsapp을 통해 연락해 구입 의사를 밝혔다.
크지않은 홍콩이라 왠만하면 대면거래를 하겠지만 마침 자기가 출장중이라 돈을 입금해줄테니 우체국에서 부쳐달라고 부탁하길래 입금 확인 후 보내주기로 하였다.
다음날 입금 영수증 사진을 보내왔고 난 아무 의심없이 시계를 잘 포장해 부쳐주었는데, 내 통장에 입금이 지연되는듯 했다.
그러더니 연락이 와서 뭔가 긴 설명을 하는데... 지금은 자세히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자기 은행 사정으로 인해 송금이 켄슬됐는데 그걸 풀기위해서 내가 미화 400달러정도를 입금시켜주면 시계값 + 400불을 해서 내 통장에 입금시켜 주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여기서부터 냄새가 나서 다시 살펴보니 일단 국가번호가 +234... 나이지리아였다. 물어보니 출장중이라 아부자 (나이지리아의 수도)에 와있단다. 그러면서 온갖 잡소리를 다 늘어놓는데... 너 무슨일하냐, 오 건축이라니 잘됐다, 너 오면 큰 디벨롭퍼 소개시켜 주겠다.. 나는 여기서 큰 사업중이다.. 너를 알게되서 정말 행운이다 등등...
그마나 다행이었던건 내가 시계를 보내준곳이 실제 홍콩 샴수이포에 있는 아파트 주소였고 홍콩인 친구와 함께 직접 찾아가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받아올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계를 되찾아와선 그때까지 계속 송금을 간절히 원하는 사기꾼 새끼를 최대한 골탕먹이려고 계속 속아주는척 하며 돈을 보내는척 하며 애간장을 태웠더랬다. 나중엔 그녀석이 너무 열받은 나머지 인터폴까지;;; 들먹이며 마치 내가 사기꾼인양 화를내는데 정말 가소롭지도 않았다.


이와같은 일들을 겪고난후 말레이시아, 인도 그리고 나이지리아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사실 다른나라에 가서 훨씬 더 험한일을 겪은 사람들도 많은거 잘 알고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어느나라에나 좋은사람 나쁜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는것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무시하고싶진 않다.
발리에서 만난 한 한국사람은 현지에서 전화기를 도둑맞고 그곳에 정이 확 떨어져 돌아가는 비행기를 앞당겨 버리기도 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런일을 한번 당하면 그 나라 사람들이 다 도둑놈으로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성인군자가 아닌이상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최근에 또다시 온라인으로 낚시를 하는 나이지리아인과 같이 놀아주고 있는 상황이라 옛날일들이 생각나서 적어보았다.
남는게 시간이고 삶에 자극이 필요한 요즘인데 잘됐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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