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후배 건축


대학을 졸업하고 네덜란드로 일하러간 후배가 있다.

나는 여기서 일하다가 홍콩으로 갔지만 그녀석은 처음부터 세계 유수의 설계사에 입사하는것을 목표로 잡았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한국에서 주최한 큰 공모전에서 3등을 한뒤 그것을 바탕으로 네덜란드의 OMA에 입사했다.

OMA라면... 공히 전세계 탑이라고 할수있는 설계사이다.


그리고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다가... 3년전쯤 도쿄에 갔을때 마침 그 후배도 와있어서 만나 밤세 술을 마신적이 있다.

그때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파란만장하게 열심히도 일한듯 싶었다.

한국에서 자기 사무실을 차릴 계획으로 다시 아시아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곤 한국에 가더니 정말 회사를 만들고 운영중이다.


딱히 연줄이 있거나 금수저 집안이 아닌이상 건축인으로서 도약할수있는 유일한 발판이 바로 공모전이다.

쉽게 말해 완장때고 디자인 실력으로만 한번 붙어보는 장인데 사실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 항상 잡음이 많은것도 사실이지만

결과물들이 다 공개되는만큼 확실한 실력만 있다면 무명이라도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

그녀석은 이제 회사 차린지 2년정도 됐을까 한데 벌써 몇개의 공모전을 우승했다.

가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작업물들을 보면 적어도 내눈엔 딱 '우승각'이라고 보일만한 작품들이다.

후배지만 실력은 이미 까마득한 선배같음을 보며 역시 10년을 세계 최고의 오피스에서 건축에 미쳐 보낸사람 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 비해 나는 그 10년간 방황만 한것같아 부끄러울 따름이다.


감히 말하건데 앞으로 그녀석의 회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설계사가 될것이다. 

한국에서 그정도의 설계, 디자인을 하는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녀석의 작품을 볼때마다 경외심에 움츠러들지만... 그만큼 나의 성장에 큰 자극으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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