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대한 고민 생각




외국에서 살게되면 가장먼저 결정해야할 문제가 바로 이름이다.

여권을 만들면서 자신의 한글이름을 어떻게 영어로 표기할것인가 부터 막상 외국생활을 시작하면 외국인들이 다소 발음하기 힘든 한글이름을 쓸것인가 영어이름을 만들것인가 하는 고민에 부딪힌다.
자신의 한글이름이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비교적 발음하기 쉬운 경우에는 그래도 고민이 좀 덜한편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영어이름을 생각해 보게 되며 영어작명 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숙제를 안게된다.
지금 까지 경험한 케이스들을 보면 한글이름에 '준'. '한', '민'등이 들어가는 사람들은 그 부분만을 따서 불러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이 '준현' 이면 'Joon'이라는 식인데 굳이 영어이름이 따로 필요없으면서 원래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다. 아니면 어감만 괜찮다면 약자를 따서 '강준'이면 'KJ'라는 식으로 부르는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그에 반해 이름이 '유석' 같은 경우는 왠만하면 영어이름을 따로 만드는것이 바람직한 경우이다.
한글자만 따서 부르기도 애매하고 '석'같은 경우는 영어로 'suck'과 비슷하기에 어감이 좋지않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때 '기석'이란 동생이 이름때문에 좀 놀림을 받았던것이 생각난다.
'석'이나 '국'자가 들어가는 이름은 영어이름을 만드는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Gook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말로써 베트남전때 만들어졌다)

나의 경우는 비교적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크게 어렵지 않은편이었기에 굳이 영어이름을 만들지 않았다.
그래도 학교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를 소개할때 한번 이상 이름을 말해줘야 하거나 공식적인 경우엔 스펠링을 또박또박 알려줘야 하는등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종종 이름이 잘못 표기되는 경우도 감수해야한다.
그래도 좋은점이 아주 없진 않은데 일단은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좀더 강한 느낌이고 상대방이 한번 내이름을 기억하면 나중에도 확실히 기억한다. 원래 영어 이름 자체가 한국이름과는 반대로 성이 더 다양하고 이름은 '존'이나 '스티븐' 처럼 굉장히 일반적인 (generic)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특이하게 영어권인 뉴질랜드에서 살다가 홍콩으로 이주하면서 영어이름을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전화통화등을 할때 이름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았고 홍콩사람들도 대부분 영어이름이 따로 있는경우가 많은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름을 새로 만들긴 했지만 처음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나를 불러도 대답을 안하거나 상대방과 왠지 어느정도의 거리감이 있는듯한 느낌이 있거나 했었는데 지금은 물론 꽤 익숙하다.
이번에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오면서도 살짝 했던 고민은 이름을 어떻게 하느냐 였는데... 
일단은 다시 한글이름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학교와 직장을 다니면서 썼던 이름을 계속 쓰는것이 여러모로 나을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아직도 좀 긴가민가 한것이 사실이다.
얼마전 본 인터뷰에서도 상대방이 내이름을 자신있게 부르지 못하는것이 느껴지는걸 보니 그런점들이 앞으로의 사회생활에도 다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한국인으로써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것은 물론 좋은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글이름을 고집스럽게 지키는것이 최선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 면으로도 충분히 한국인으로써 보여줄수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가.

아, 그리고 한가지 또 짚고가고 싶은게 있다.
만약 본인이 예술가나 디자이너라면 한글이름을 쓰는것이 굉장히 유리하다.
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세계에서 이름부터 독특하다는것은 상당한 플러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음... 그런 의미에서 일단 나 스스로가 '회사원'이나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은지 아니면 '디자이너'로써 이름을 알리고 싶은지부터 고민해보는것이 필요할듯 하다.








덧글

  • dj898 2020/08/10 10:35 # 답글

    헐~~
    유석이라...
    음~~
    할말은 많지만... ㅋㅋ
  • 로꼬 2020/08/10 11:05 #

    ㅎㅎ 참 난감한 케이스죠
댓글 입력 영역